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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정 엽 기자님

"부유세는 '공평과세·소득재분배나 추가 복지재원을 위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하겠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도 검토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자, 청와대 영빈관에 모인 기자들이 술렁였다. 문 대통령이 보유세를 '부유세(富裕稅)’로 오해해 뜻밖의 이슈를 꺼냈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에 대해 누진 과세하는 부유세는 큰 인화성을 갖고 있다.

'부유세'라는 새로운 주제가 제기된 만큼 추가질문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사회자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외신으로 넘어가겠다"며 일본 기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과거사 문제로 화제가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청와대는 회견 후에는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보유세'로 '부유세'가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문 대통령이 부유세에 대해 무난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생중계된 대통령 발언 자체를 바꾼 셈이다.

청와대 대(對)언론 담당자들은 회견전부터 '각본없는 회견'을 입에 달고 다녔다. 약속대련식 질의응답으로 불통의 상징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의 차별화다. "대통령은 여러분이 어떤 질문을 할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대통령님 긴장되시죠?" 생방송을 통해 나간 이 말을, 윤 수석은 기자회견 1시간 전 리허설 때도 똑같이 연습했다.

청와대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드러내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217명의 기자들이 참석하지만 단 1시간만 묻고 답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심화 질문이 필요한 상황마다 주제와 질문자를 바꿨다. 국민들의 관심이 다양하고 각 언론사에게 취재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외교안보 외에는 모든 분야에서 예상 가능한 질문에 대해 이미 공개된 대통령의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이 됐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자체 제작 인터뷰에서 "우리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나가는 소통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반대와 비판이 담길 수 밖에 없고, 이는 '논쟁있는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다. 그러러면 기자회견을 더 자주 열어야 한다. 주제를 좁히거나 끝나는 시간을 정하지 않고 문답을 이어가는 방법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시 한 달에 한 번 넘는 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청와대의 기준이 박 전 대통령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높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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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기사를 보고 감명(?)받아서 바로 장문의 덧글을 남기고 왔네요.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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