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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우리 가족의 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다면 얼마나 소름끼칠까.

온라인에서는 이미 유명한 소재인 장산범이 한국 영화에서 최초로 다뤄졌다. 바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을 통해서다. '장산범'은 지난 2013년 개봉해 560만 관객을 사로잡은 '숨바꼭질' 허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염정아 박혁권 신린아 주연의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산범' 역시 '숨바꼭질'처럼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숨바꼭질'과 달리 낯선 이에게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포커스를 맞춘다. 

내용은 이렇다.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염정아)는 무언가에 겁을 먹고 혼자 숲 속에 숨어있는 여자애(신린아)를 만난다. 희연은 소녀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남편(박혁권)은 딸 준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여자애를 수상하게 여긴다. 여자애가 찾아온 뒤 하나 둘씩 실종되는 사람들. 그리고 드디어 '그것'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동굴이 열렸어. 소리가 들려. 빨리 이곳을 떠나"라는 점쟁이의 의미심장한 말을 시작으로 희연 가족의 불행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한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불안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며 올 여름 확실한 미스터리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한다.

'장산범'은 초반부터 관객들을 초긴장 상태로 만들며 영화를 시작한다.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가 선사하는 극강의 사운드 스릴은 공포를 극대화시켜준다. 다른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가장 친숙한 톤에서 이상한 느낌을 주며 그 긴장을 극대화시키는 '장산범'은 소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를 줄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목소리를 통해 공포 영화를 못 보는 사람들마저 낚으며 극장을 서늘하게 한다. 무서운 장면이 없을 거란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가 경악하는 현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영화 '곡성'을 떠올리게 하는 굿 신은 압도적이다. 어떤 목소리를 믿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순간도 온다. '곡성'이 그랬던 것처럼 관객들은 순식간에 현혹된다.

'장화,홍련' 이후 14년만에 스릴러물로 돌아온 염정아는 희연으로 분해 여우주연상을 노린듯 작정하고 연기했다. 가족들을 지켜내야 하는 초조하고 슬픈 감정부터 불안해하는 감정까지 리얼하게 표현해내며 극을 이끌어나간다. 특히 그녀가 펼친 모성애 연기는 압권이다. 그녀를 '스릴러 퀸'이 아닌 '모성애 퀸'이라 불러야 할 판이다.

염정아와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는 여자애 역 신린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염정아의 견제를 이끌어낼만큼 깜짝 놀랄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희연의 딸 준희와 이름은 물론 목소리마저 똑같은 그녀는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눈빛으로 관객들을 홀리게 만들며, 그녀의 정체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특히 한순간 싹 변하는 신린아의 표정은 소름 그 자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의심을 품는 남편 민호 역의 박혁권은 다소 밋밋하고 임팩트 강한 역할은 아니지만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원조 스릴러 퀸 염정아, 안정적으로 뒤를 받쳐주는 박혁권,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연기력의 신린아부터 의미심장한 시어머니 허진, 신스틸러 이준혁까지 '장산범'에는 연기 구멍 하나 없다. 그래서 더욱 몰입도 높고 완성도 높은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는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예다.

굳이 새빨간 피를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무섭다. 귀로만 들렸을 때는 상상까지 더해지므로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건 '장산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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